** 맨 아래 질문 요약있음 **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입고 가는 네이비색 캐주얼로 입고 가려고 하다가
주변 형들이나 취업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기왕이면 양복을 입고 가라고 했다.
'아빠 양복 뭐 하나라도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간을 허비하다 전날 부모님께 말하니 욕만 먹었다.
여태까지 한벌 안사고 뭐했냐고.
다행히 요즘 살이 많이 빠져서 아빠 양복이 딱 맞았다.
팔다리가 조금 짧은 회색 여름 정장 한 벌.
아빠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맨 내 모습이 무척 어색했다.
다음날, 6월 초 같지 않은 날씨에, 긴장감에, 넥타이에 숨이 막혔다.
그 상태로 버스를 타고, 코엑스에 도착했다.
1시간 반인가 2시간인가 일찍 도착했다.
바로 올라가기 싫어, 별..? 무슨 도서관에 좀 앉아 자기소개서, 지원동기, 내 장/단점을 입이 마르도록 계속 말했다.
조금 고쳐볼까 하다 괜히 그러다 외웠던 것도 잊을까 싶어 기존의 내용만 봤다.
그렇게 한참 기다리다 대략 삼십분정도 남았을 때, 면접 장소로 향했다.
모두 까맣고, 단정한 양복을 입고 대기장소에 앉아있었다.
몇십 명이 한 장소에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모두 멀찍이 떨어져 앉아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직원 분의 안내 말을 제외하곤, 어떤 말도 없었다.
난 앞에 앉았었는데, 앞의 세 줄은 좀 있다가 사용할 예정이니 뒤쪽으로 가라고 해서 옮겨 앉았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 본격적으로 면접이 시작됐다.
1번째 줄은 무슨 직 / 2번째 줄은 무슨 직 / 3번째 줄은 전산직이 앉으라고 하셨는데,
내 옆에 전산직이 아닌 다른 분이 앉았다.
그걸 보고 직접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손들고 직원분께 '3번째 줄이 전산직 맞나요?'하고 여쭤보니, 듣고 원래 자리로 옮기셨다.
나도 긴장했지만, 그분도 엄청 긴장했었으리라.
첫 면접이었고, 첫 토론면접, 전산직 첫 번째 순서였다.
전혀 준비가 안된 상태로 자료를 받아 결론을 내야 하는데, 20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주제는 '미,중 같은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기업은 기술개발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였다.
(조금 다른데 기억이 잘 안 난다. 비슷하긴 하다.)
결론을 내야 했는데, 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기술개발적인 것은 생각 안 나고, 오히려 정책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만 생각났다.
그렇게 20분이 지나 면접실에 들어갔다.
한 분이 결석하셔서 우린 4명이서 들어갔다. 면접관님은 3분이었다.
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긴장감을 풀어주시려 자기소개부터 시작했다.
그래도 자기소개는 준비한 대로 잘 얘기했다. 평소 말하는 것보다 조금 큰 소리로 말했다.
4명이 모두 자기소개를 한 뒤, 토론 면접이 시작됐다.
시작을 못하고 있었는데, 한 분이 먼저 사회자 역할을 맡아서 말문을 터주었다.
내가 말한 발언은
'트럼프 미 정부가 데이터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위협이라고 생각하니, 미국에 서버를 두건 DB를 두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면 된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아직 핵심산업(?)이라고 지정하지 않았다고 했으니, 미국 기업 껴서 로비를 통해 해당 산업이 자국법에 포함되지 않게 한다.'도 생각만 하고... 말은 못 했다.
다른 지원자들은 '공동 연구'를 말했다.
난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대단하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뭔가 말해야겠다 싶어서 공동연구로 인해 인력 유출이나 자금 문제를 언급했다.
다른 지원자들도 다 말했는지,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면접관님이 개입하셔서 조금 도와주셨다.
공동연구로 주로 얘기했는데, 난 공동연구는 장기적으론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으로 말했다.
보안유지 서약서를 쓰고, 뭐 동종업체 몇 년 제한 있으면 뭐 하는가.
마음만 먹으면 다 유출할 수 있는 것을.
그러다 면접관님이 너무 공동연구를 안 좋은 시선으로만 보고 있는 거는 아니냐고 하시면서 오 라클 가셨었던 얘기를 말하셨다.
이것도 현장에선 말을 못 했지만, '오라클 같은 곳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니 유저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고, 이렇게 외국인을 초대해서 같이 일하는 것 자체로 이득을 볼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졌다. 한 명의 외국인 개발자를 초청함으로써 그 개발자가 일하는 기관이 오라클을 사용할 가능성만 높여도 되지 않나... 개발 단계에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토론면접이 다 끝났다.
이제 개별 면접으로 들어갔다.
기억나는 질문들이다.
Q: 프로젝트 중에 힘들었던 것이 뭐가 있었나?
A: 졸업작품으로 민원처리기관 자동 분류와 자동답변 서비스를 만들었다.
민원 데이터 구하는 것이 힘들었다. 정부 사이트 다 뒤졌다. 겨우 구해서 전처리해보니 쓸만한 데이터 너무 적더라. 그래서 논문 찾아가면서 지금 상황에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뭔가 찾아봤다. 현존 방법 다 써봤다.
이거로 진짜 한 3분? 이상 말한 것 같다. 너무 거창하게 진짜 거창하게 말했다.
다음에 이런 질문받으면 요점만 요약해야겠더라.
Q: 데이터를 뭔가 계속 말하시던데, 데이터베이스와 빅데이터의 차이가 뭔지 아냐?
A: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와 양, 방향이라고 얘기했다. 정형화된 형식으로 가 아닌 많은 방향으로 쌓인다 뭐 이런 식으로 말했다.
사실 3v 가 생각났는데, velocity, volume은 생각났는데, variety가 생각 안 났다. 그래서 방향이라고 했다....
Q: 데이터에 대해서 뭔가 느끼는 것이 없나? (이건 질문이 잘 기억 안 난다.)
A: 미국 한 마트에서 여고생한테 아기용품 쿠폰을 보낸 적이 있다. 그래서 아빠가 마트 찾아가서 욕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임신했더라. 사용자의 검색 이력만 가지고 부모보다, 본인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무서운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뒤로도 뭔가 더 말하긴 했는데, 마무리를 못 지었다... 말을 정리를 잘 못했다.
Q: 어떤 장애가 발생했다. 어떻게 대처할 거냐?
A: 앞에 분이 말했던 거처럼, 사내 매뉴얼부터 훑어볼 것 같다. 장애가 보통 비슷하거나 같은 것이 발생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문서가 있겠지. 그리고 상사에게 보고할 거다. 무슨 장애가 발생했고, 얼마나 걸릴지는.... (이건 내가 신입이니 판단 못할 거 같다.) 내가 혼자 대처하지 못할 경우, 선임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이것도 제대로 대답 못했다....
영어 면접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일주일 동안 영어로 어떻게 말하지.... 하면서 정말 고민 많이 했다.
근데 시간이 부족해서 그랬는지, 전산직이라 그랬는지 다행히 영어면접은 없었다.
아니면.... 굳이 영어면접을 할 가치도 없어서 컷한거였을지도...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첫 면접이 끝났다.
다른 지원자들보다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나니 기분이 좋더라.
매도 먼저 맞는 게 좋다 역시.
같이 들어갔던 지원자 중 한 명이 기억에 남았는데, 내가 면접관이어도 그 사람을 뽑겠거니 싶었다.
서글서글한 호감형 얼굴에, 말도 잘하고, 들어보니 BOB 이것도 이수한 것 같고, 대답 멘트도 정리돼있고 좋았다.
나중에 또 면접 보게 된다면, 그분처럼 하는 게 도움이 될 거 같다.
솔직히 너무 말을 못 해서 떨어질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합격했다. 왜지... 뭘까....
다음 주에 2차 면접이 있는데,
면접비 벌러 간다는 생각으로 가려고 한다.
붙으면 좋겠지만... 정말 좋을 거 같은데...
1차 면접에서 1:3 정도의 경쟁률이었고, 2차 면접에서 1:10인데 큰 기대는 안 하려고 한다.
전산직 1명 뽑는 건 정말... 이왕이면 좀 더 뽑아줬으면 ㅠ
2차엔 양복 적당한 것 하나 사서 가야겠다.
면접 질문
토론 주제
'미,중 같은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기업은 기술개발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였다. (비슷)
Q: 프로젝트 중에 힘들었던 것이 뭐가 있었나?
Q: 데이터를 뭔가 계속 말하시던데, 데이터베이스와 빅데이터의 차이가 뭔지 아냐?
Q: 데이터에 대해서 뭔가 느끼는 것이 없나? (이건 질문이 잘 기억 안 난다.)
Q: 어떤 장애가 발생했다. 어떻게 대처할 거냐?
## 바로 정리하지 못해서 기억이 부정확하다. 참고용으로만 하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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